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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TV

1박 2일에서 이수근의 "무한도전"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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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박 2일에 대한 시청자들의 우려와 냉철한 비판들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사직구장"의 감동 이후로 출연진의 코디와 매니저 간의 사적인 감정만을 이슈화시켰던 "강원도 너와집 체험 편"에 이어 강촌의 아름다운 풍경을 철저히 외면한 채 어설픈 뮤직 비디오 한편 찍고 온 "강촌 편", 다가올 혹한기를 대비한다는 취지에 진정한 가학의 미(?)을 제대로 살려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혹한기 체험 편"은 프로그램의 기획의도를 무시한채 무단횡단을 하는 1박 2일의 안타까운 현실을 보여주기 충분했는데요.

이도 모자라 11월 24일 "밤낚시 체험"편은 시청자들의 걱정을 또 한 번 만들어내는 촉진제가 된 듯합니다.



1. 낚시터에서 만들어진 낚시방송

 11월 24일 1박2일은 낚시터로 유명한 충청만도 예산군의 "예당저수지"를 찾아갔습니다.

 시작은 좋았습니다. 원년 멤버 지상렬과의 만남은 앞으로 벌어질 이수근과의 대결구조를 미리 짐작했던 시청자들의 기대를 받을 만했으며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지상렬의 입심과 찾아간 예당 저수지의 아름다운 새벽은 잠시 주춤했던 1박 2일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인 줄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예당저수지의 좌대위에서 벌어진 이 날 방영분은 시간적 특수성으로 말미암아 이곳의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동화되어 사는 분들을 만날 수 없었으며 (차라리 밤낚시 하는 강태공들과 어울렸더라면..) 좌대라는 공간적 제한 탓에 참신한 에피소드는 특별히 만들어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물론 10마리의 붕어를 낚아야만 탈출할 수 있다는 기존의 서바이벌(?)방식을 채택하긴 했지만, 물고기 잘 잡히기로 유명한 예당저수지에서 아주 쉽게 9 마리의 붕어를 낚아 올릴거라는 예상은 아무도 하지 못했던 탓에 마지막 1마리를 두고 탈출이라는 억지스런 에피소드를 양산하였며, 이 또 한 차가운 아침 저수지에 몸을 던져야만 했던 출연진들의 고충에 또 한번 가학의 미(?)만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변질된채 1박 2일 역사상 최단시간의 에피소드만 반영된 것입니다.

 1박 2일 "밤낚시 체험"편은 초반에 가졌던 시청자들의 기대를 최근 경제불황에 반 토막이 난 주식과 펀드처럼 철저히 무너뜨리고 만 것입니다.





2.이수근의 무한도전

 1박 2일 "밤낚시 체험"편이 별다른 에피소드 없이 짧은 분량으로 끝나자 방송을 타게 된 이수근의 "대형면허 따기 편"은 나머지 시간을 보충하기 위한 제작진의 처절한 고민이 자꾸만 생각나게 하는 부분입니다.

 이수근은 지난 1년여 동안 1박 2일을 통해 가는 곳 마다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많은 사람에게 보답하는 의미로 자신의 주특기인 운전실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대형 운전면허 시험에 도전, 이 사람들과 여행을 하겠다는 긴급 제안을 하여 이수근의 "대형면허 따기 편"은 전파를 탔습니다.

 물론 출연진 중 유일하게(?) 프로그램 제작의도를 아직 기억하고 있는 이수근의 아름다운 도전은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내내 훈훈하기 그지없었지만 약 30분에 걸쳐 소개된 이수근의 "대형면허 따기 편"은 1박2일보다는 "무한도전"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기 충분했던 것 같습니다. 

과연 이날 같이 방영된 "밤낚시 체험 편"에서 방송 분량이 넘칠 만큼 아주 재미있는 내용들이 많이 나왔다면 "야생 로드 버라이어티"를 지향하는 1박2일에서 30분이 넘는 긴 시간을 할애했을는지는 의문이 듭니다.



3. 힘든 거 다 알지요.

 다시 한번 KBS 홈 페이지에 있는 프로그램 제작 의도를 언급할까 합니다. 

 매년 천만 명 이상이 해외로 여행가는 이 시대에 그들은 산촌으로 농촌으로 대한민국의 산하를 소개하며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일상을 체험하려 했던 게 "1박 2일"이 제작된 기획의도이자 가장 큰 장점입니다.


그래서 힘든 게 당연하지요.

 험한 산이 있고 거친 파도가 있는 대한민국의 산하를, 그곳의 일상을, 그곳의 사람들을 소개하는 것이 무척이나 힘든 줄 왜 모르겠습니까? 그 사실을 알기에 시청자들은 출연진 6명을 사랑하며, 인정하고, 이들이 출연하는 1박2일을 손꼽아 기다리는 것이지요. 

 이런 이유로 인해  "야생 로드 버라이어티 1박 2일"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을 걱정하며, 걱정이 과하여 비판도 하지만, 다시 한번 6명의 청년이 대한민국의 산하를 종횡무진으로 활동하며 가슴 따듯한 사람들의 일상으로 돌아가 주길 기다린다는 것도 잊지 말아 주길 바랍니다. <어떤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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