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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텐츠속 역사이야기

일지매는 실존 인물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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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지매(一枝梅)는 도둑 중의 협객이다. 늘 탐관오리들의 뇌물을 훔쳐, 먹고살 길 막막하고 죽은 자를 장사지낼 힘조차 없는 백성에게 나누어 주었다. 처마와 처마 사이를 나는 듯이 다니고 벽을 붙어다니니 날래기가 귀신같아서 도둑맞은 집에서는 어떤 도둑인지 몰랐다.
그리하여 스스로 붉은색으로 매화 한 가지를 그려 놓았다. 다른 사람이 의심받지 않게 해서였다.

매화 한 가지 증표로 남겨두고 탐관오리 재산으로 가난한 이 돕는다.
때 만나지 못한 영웅 예부터 있었으니 옛적에도 오강에 비단 돛 떠올랐었다.

  이 글은 조선 후기의 위항시인 조수삼(趙秀三, 1762~1849)이 쓴 추재기이(秋齊紀異)의 일부입니다.
추재기이(秋齊紀異)는 조선 후기 저잣거리의 중인 이하의 계층의 사람 중에서 기이한 인물들을 모아 기록하고 있는 책으로 위항문학라는 것이 중인·서얼·서리 출신의 하급관리와 평민들이 이루어낸 문학을 말하는데요.

추재이기(秋齊紀異)에 일지매가 등장한 것으로 보아 그의 신분이 사대부보다 상대적으로 차별을 받았던 터라 이에 따른 사회적 요인이 그를 의적으로 만들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 다른 기록에는 일지매 이야기는 중국 것라고 되었는데 조선 후기의 대표 문인 홍길주(洪吉周, 1786∼1841)가 쓴 수여연필(睡餘演筆)에서 또 다른 일지매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또 큰 도적 중에 일지매라 하는 자를 두고 어떤 이는 정익공 이완이 포도대장을 할 때 사람이라고 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장붕익이 대장 노릇할 때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정작 나중에 환희원가(歡喜寃家)라는 책 속에서 이를 보았다.

 이를 근거로 인터넷을 뒤져보니 일지매는 중국 명나라 때 화본소설(설화의 대본) ‘(이각) 박안경기’제39편에 나오는 인물로 청나라 초기 화본소설인 '환희원가(歡喜寃家)'에서 그 내용을 새롭게 꾸몄고, 중국의 화본소설들이 조선으로 유입되면서 일지매 이야기도 함께 들어온 것으로 정의를 내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각기 다른 상황 두 가지로는 조선인인지 중국인인지도 실존인물인지 가상인물인지도 판단이 안 서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고인이 된 고우영화백이 만화로 새롭게 탄생시켰던 '
일지매'의 모습으로, 때로는 7080의 추억 한 편에 자리잡은 영화 "날으는 일지매"의 모습으로 수퍼맨에서도 스파이더맨에서도 찾을 수 없는 가장 동양적이며 인간적인 영웅으로 우리의 가슴속에 일지매(一枝梅)는 살아 있습니다. <어떤오후>

방화 "날으는 소년 일지매"와 고우영의 만화 "일지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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