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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TV

18금 영화 "타짜"보다 한 수위인 15세 드라마 "타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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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드라마 "타짜"는 허영만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타짜" 이후 이번엔 그 무대를 브라운관으로 옮겨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드라마입니다. 드라마 초반부터 개성강한 등장인물들의 호연과 탄탄한 줄거리로 시청차들의 관심을 얻는 데는 성공한 듯 보이지만 도박이라는 다루기 어려운 소재와 잔인한 폭력성이 드라마 초반부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영화 "타짜"도 김혜수 과감한 연기 외에 욕설과 폭력성 등으로 "18세 이상 관람 가"판정을 받았지만, 드라마 "타짜"는 현재 "15세 이상 시청가"의 비교적 낮은 등급으로 웬만한 가정에서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시청이 가능한 형편이죠.

 문제는 2시간 이내에 모든 이야기를 풀어내야만 하는 영화"타짜"보다 SBS"타짜"는 도박세계의 이면들을 너무나 디테일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도박판 "하우스"에서 벌어지는 설계사들의 활약(?)과 인생의 신궁창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인간들의 몰락과정, 그리고 그 세계에서만 사용 가능한 각종 전문용어(?)들은 특히 어른들의 세계에 호기심이 많은 청소년에게는 불량교과서나 다름이 없습니다. 

[관련 기사] 교실로 파고든 화투판

 특히 이번주 방영분에 속칭 "빵게판"을 다루는 내용에서 조직의 구성을 친절하게도 차트로 만들어 보여주는 부분과 비디오 조작을 통해 판을 깨는 구체적인 방법까지 묘사한 것은 18금 영화 "타짜"의 흥행성과를 15세 드라마 "타짜"가 넘어려 하는 지나친 노력을 단면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라 하겠습니다. 임현식과 손현주 등을 통한 코믹연기로 이 문제를 희석시키려는 노력도 엿보이지만 이 또한 큰 효과는 없는듯 보입니다.

 제가 고등학교를 다니던 1980년대 말 당시 "무풍지대"라는 드라마가 청소년들 사이에서 대단한 인기몰이를 한 적이 있습니다. "무풍지대"는 김두한, 이정재 등과 활동했던 정치깡패 "유지광"의 활약상을 다룬 드라마로 이 드라마 또한 종영할 때까지 지나친 폭력성으로 많은 문제를 만들었지만, 청소년들에게 정치깡패인 그들은 영웅이었으며 주인공인 나한일 씨 또한 이 드라마로 인해 유명해지기도 했습니다.

TV 드라마는 영화와는 달리 "시청 제한 등급"이 효력을 제대로 발생하지 못하는 매체입니다. 가끔 청소년들이 벌려놓은 황당한 사건,사고에 영화나 드라마를 흉내 낸 것도 분명히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특히 드라마 제작에 있어서는 아무리 시청률 경쟁시대라 해도 지금의 "타짜"의 수위는 조금 과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이들은 한국의 드라마를 생방송 드라마라 합니다. 많은 드라마가 방송 당일까지 숨 가쁘게 촬영을 하는 제작환경에서는 앞서 언급한 선정성과 폭력성을 사전에 제대로 점검할 수 없는 게 사실입니다. 따라서 하루빨리 외국처럼 사전 제작 드라마 시스템으로 한국 드라마 제작환경도 변화해야 합니다.

 물론 사전 제작이 양질의 드라마를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완성도를 높이려고 제작기간이 늘어나기고 이에 따라 제작비가 상승하는 단점도 있지만, 이 점은 방송국과 제작사간의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어떤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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