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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TV

바람의 화원, 드라마 사전 제작의 필요성을 입증시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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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방송된 SBS '바람의 화원'은 본방 대신에 급히 스페셜 방송을 내보내는 촌극(?)을 빚었는데 이는 주인공인 문근영의 코뼈 부상으로 인해 촬영이 불가해지자 취하게 된 긴급처방으로 스페셜방송은 16일에도 계속된다 합니다. 급하게 편성된 스페셜 방송이지만 영화 DVD의 메이킹 필름을 보는 듯한 느낌은 신선했으며 실제 그림과 드라마 영상이 적절하게 조합된 비교적 높은 완성도에 제작진의 노력이 엿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6부까지 진행된 현재 진행형의 드라마에 뜬금없는 스페셜방송은 대한민국 방송이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방송계에서는 현재 드라마 제작 시스템에 대한 폐단과 이에 따른 사전 제작에 대한 수많은 논란이 있었습니다만 이번 SBS '바람의 화원'에서 또한 번 드라마 사전 제작의 필요성이 입증된 거 같습니다.

 얼마 전 SBS '왕과 나' 촬영 시 연이은 쪽대본과 살인적인 촬영 스케줄로 인해 불미스런 사건이 발생했는데 사전제작 드라마는 쪽대본, 방영 직전 편집 완료 등의 제작 관행에 빠져 있는 한국 드라마가 시간에 쫓기지 않는 안정적인 제작환경 속에서 배우들의 겹치기 출연방지 및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시청자의 영향력으로 드라마의 줄거리가 바뀌고 높고 낮은 시청률로 말미암아 연장방송 및 조기종영이라는 극단적인 선택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MBC '내 인생의 스페셜'등의 사전제작 드라마들이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입니다.

 문제는 방송사들입니다. 편성권을 쥔 방송사들이 편성을 해주지 않으면 양질의 사전 제작드라마라도 몇 년이 지나서야 방영이 되고 최악이 경우 세상의 빛을 볼 수 없게 됩니다. 실제로 6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비천무’는 제작된 지 4년이 지나 방영된 탓에 이미 ‘주몽’ ‘대조영’ ‘연개소문’ ‘태왕사신기’ 등 각종 사극들을 통해 시청자들의 사극에 대한 트랜드가 '비천무'와는 거리가 멀어져 외면을 받게 된 것입니다.

 물론 사전제작드라마의 단점도 있습니다. 방송사로부터 편성을 따내려고 이미 완성된 작품의 분량을 변경하는등 그 완성도에 손상을 주기도 하며 대본 수정 등의 시청자의 반응에 대응하기 힘들어 한번 떨어진 시청률은 복구할 수 없는 단점도 있습니다.

따라서 시청률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방송사들의 근본적인 입장이 바뀌지 않는 한 사전제작 드라마는 남의 나라 이야기일 뿐이며 이 때문에 양질의 드라마로 소위 '폐인'이 되기까지 하는 시청자들의 욕구불만이 해소될 날은 언제가 될지 장담을 못할 뿐입니다. <어떤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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