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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TV

신경민 앵커의 아름다운 피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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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13일 MBC 뉴스데스크 ' 신경민'아나운서의 맺음말이 아쉬운 메아리가 되어 전파를 탄 날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90주년'을 기념하기도 하는 날이었습니다.

 1919년 4월 13일, 3·1운동 정신을 계승해 일제에 빼앗긴 국권을 되찾고, 나라의 자주독립을 이루고자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수립 선포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꿈은 1945년 8월 광복으로 말미암아 이루어졌습니다. 이후 한국전쟁과 수많은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서 대한민국 청년들과 지각 있는 국민의 피와 한으로 민주주의는 이제 일상이 되었는데요.

 예전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나라님을 개그 소재로 삼고 정치 패러디를 신랄하게 펼치던 세상 앞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헌법 제1조가 틀린 말이 아니라는 걸 비로소 실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미친소'를 반대하며 거리로 촛불을 들고 뛰쳐나온 이들을 탄압하다 못해 이를 비판하는 언론과 시민단체에 거침없이 하이킥을 날리는 누군가의 대담함에 20년 전으로 가는 타임머신을 탄 듯한 기분이 드는 이유는 뭘까요?

 유튜브/구글의 실명제 덕분에 해외 토픽감이 되는 나라에서 나라님 귀에 거슬리는 멘트를 과감하게 토해내는 신경민 아나운서의 퇴장은 어찌 보면 충분히 예견된 일일 수도 있습니다. 이를 거부하며 골리앗에 대항하는 기자들의 처절한 투쟁도 결국은 권력이라는 신무기로 무장한 거인의 위력에 무릎을 꿇겠지요.

 신경민 아나운서의 말처럼 언론의 비판을 이해하지 못하는 권력의 추종자들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그의 말은 우리가 기대했던 돌발적인 그 무엇이 아닌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희망을 품은 내일이 언젠가 올 것을 믿습니다.'라는 그의 말이 현실이 되어 그 또한 다시 돌아오길 우리는 기다릴 것입니다. 

 '할 말은 많아도...' 로 끝을 내며 '절제의 미학'을 몸소 실천한 '신경민 아나운서'의 아름다운 피날레는 수십 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대한민국의 작은 역사로 남길 기원합니다. [어떤오후]

회사 결정에 따라서 저는 오늘 자로 물러납니다.

지난 일 년여, 제가 지닌 원칙은 자유, 민주, 힘에 대한 견제, 약자 배려, 그리고 안전이었습니다.

하지만 힘은 언론의 비판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아서 답답하고 암울했습니다.

구석구석과 매일 매일, 문제가 도사리고 있어 밝은 메시지를 전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희망을 품은 내일이 언젠가 올 것을 믿습니다.

할 말은 많아도 제 클로징 멘트를 여기서 클로징하겠습니다. [신경민 앵커의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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