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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텐츠속 역사이야기

선덕여왕, 비담은 정말 미실의 아들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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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월화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미실을 척살하라'는 진흥왕의 칙서를 읽은 비담은 충격에 빠지고 자신을 버린 어머니 미실과 연모해온 덕만의 두 갈림길에 서게 되는데요.

 드라마에서 비담은 미실의 숨겨둔 아들로 나옵니다. 진흥왕(이순재 분)이 죽고 미실의 계략으로 왕이 된 진지왕(임호 분)이 미실을 왕후로 들이지 않자 진지왕을 폐위시키며 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을 버리게 되는데 그가 비담이었습니다.



 하지만, 드라마의 소재가 된 '화랑세기'에서 비담이 미실의 아들이라는 내용은 없으며 단지 24대 풍월주인 천광공편에 신국을 큰 혼란에 빠뜨리게 하는 반란의 주인공으로 등장할 뿐입니다.
 그 때 국사國事가 점차 어려워졌다. 공과 여러 낭두들이 낭도를 거느리고 친히 활 쏘고 말달리는 것을 익혔는데, 모인 자들을 선발하여 병부에 보충하였다.270) 공이 5년간 풍월주의 지위에 있는 사이에 낭정은 무사武事로 많이 돌아갔다.

선덕제의 병이 몹시 위독해지자, 비담(毗曇)과 염종廉宗이 모반을 하였다.

유신공이 신주新主272)를 받들어 전쟁을 독려하였다. 그 때 서울京師의 군대가 적어 공이 낭도를 모두 동원하여 먼저 그 진으로 돌격하였다. 비담이 패하여 달아나고 난이 평정되었다. 공은 그 공功을 발탁되어 호성장군護城將軍이 되었다.  -화랑세기, 24세 풍월주 천광공-


 선덕여왕의 재위기간은 약 15년(632년~647년)으로 수많은 치적을 남겼지만 신라 정치사에서 한 획을 긋는 큰 반란을 겪는 와중에 돌연 사망하고 맙니다.(화랑세기에서는 병이 위독했다고 나오죠).

 이 반란의 주동자는 당시 신라 최고의 관직인 상대등의 위치에 있던 비담(김남길 분)과 염종으로 비담은 앞서 언급했듯이 드라마에서 미실의 숨겨둔 아들로 등장합니다.

 역사에서 비담이 누구의 자식인지 언제 태어났는지는 알 수 없지만 신라 최고의 관직인 상대등까지 오른 걸로 미루어 볼 때 그의 가문이 얼마나 대단한 했는지는 충분히 짐작이 되는 부분입니다. 그가 상대등에 올랐을 때가 645년으로 2년 뒤 반란을 일으키게 되는데요. 과연 상대등의 위치에서 최고의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던 비담이 반란을 일으킨 이유는 무엇일까요?



 비담이 상대등이 되기 2년 전인 643년 당태종(이세민)은 신라에게 다소 충격적인 제안을 하게 되는데요. 바로 여왕을 폐위하고 남자가 왕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당태종의 제안에 신라 조정은 찬성파와 반대파로 극심한 의견대립이 생기고 마는데 비담은 바로 여왕폐위를 찬성하는 쪽의 주요 인사였습니다.

 이즈음 백제의 침공을 박아내지 못하고 대야성(지금의 합천)의 빼앗겨 그 세력이 위축된 김춘추와 김유신을 두고 비담이 상대등에 오르게 되면서 그의 여왕 폐위 작업은 한층 탄력을 받게 됩니다.

 이러한 미담의 선택에는 치밀한 계산이 깔렸었는데요. 바로 왕의 자리를 탐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당시 신라에는 성골출신의 남자가 없던 터라 여왕이 죽으면 진골 출신의 최고 자리에 있던 비담이 신라왕으로 가장 유력했던 것입니다. 이러한 때에 당태종의 여왕폐위 발언은 그에게 놓칠 수 없는 기회였던 것입니다.

 이렇게 비담을 중신으로 한 여왕폐위파가 조정을 장악한 지 얼마후 인  647년1월(선덕여왕 16년) '여자가 나라를 다스린다는 것을 업신여기는 풍조 때문에 이웃나라가 자주 쳐들어온다'라는 당태종의 말을 명분으로 비담이 군사를 일으키게 됩니다. 역사는 이를 '비담의 난'으로 이야기합니다.

 상대등의 위치에서 치밀한 준비를 했던 비담의 난은 그 규모와 기세가 대단하여 신라는 큰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급기야 비담의 반란군은 여왕이 있는 궁궐을 공격하게 되지만 김춘추와 김유신의 진압군과 대치하게 되면서 10일간의 치열한 공방 속에 그 기세는 한풀 꺽이게 됩니다.

 여기서 바로 연이 사용된 최초의 일화가 등장하게 되는 것이죠.
반란군과 진압군이 대치하고 있는 중, 한밤중에 큰 별 하나가 김유신이 진을 치고 있던 월성에 떨어지자 이것을 본 비담이 병사들에게 “내가 듣기로 별이 떨어진 곳은 반드시 피를 흘린다고 했다. 바로 이 싸움에서 여왕이 패한다는 하늘의 계시다.”라고 말하자 반란군의 사기는 하늘을 찌르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김유신은 동요하는 군사들을 진정 시키기 위해 한 가지 꾀를 내었는데 비밀리에 허수아비와 커다란 연을 만들고 밤이 되기를 기다렸다가 허수아비에 불을 붙이고 나서 연에 실어 하늘로 띄워 보낸 것인데요. 이 모습이 마치 떨어졌던 별이 다시 하늘로 올라가는 것처럼 보였으니 김유신은 병사들에게 어젯밤에 떨어진 별이 다시 하늘로 올라갔다는 소문을 퍼뜨렸으니 이제 진압군의 사기는 다시 올라갔으나 반란군 사기는 한없이 추락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결국, 비담의 반란군은 김유신이 이끄는 진압군에게 대패하고 비담은 잡혀 처형당했으며 비담을 포함한 가담자의 9족을 멸하는 극형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그사이 선덕여왕은 원인 모를 이유로 죽고 말았으며 선덕의 뒤를 이어 유일한 성골이었던 그녀의 사촌인 승만공주가 왕이 되니 그녀가 바로 진덕여왕입니다.

 비담의 난을 성공적으로 제압한 김춘추와 김유신의 위상은 더욱 높아져 이들을 중심으로 강력한 왕권강화와 중앙집권체제의 기틀을 다지게 되었으며 훗날 김춘추가 태종무열왕으로 즉위함으로써 중앙집권체제는 더욱 견고하게 됩니다.

 미실의 최후가 예고되는 가운데 그녀의 아들인 비담 또한 화랑세기에서 처럼 반란으로 최후를 맞게될지 드라마 '선덕여왕'이 기대되는 또 하나의 이유입니다. <어떤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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