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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TV

피를 튀기지 않는 사극은 왜 외면당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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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 2007년은 그야말로 사극의 전성시대였죠. 주몽, 대조영, 연개소문, 태왕사신기 등의 대작들이 고구려, 발해라는 코드를 전면에 내세우며 가히 폭발적이라 할만큼의 사극신드롬을 만들어 냈기 때문입니다. 물론 연개소문은 방영 초반의 인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부실한 스토리 전개와 미흡한 주연급 배우들의 연기력 논란에 휩싸여 후발주자인 대조영에 밀려 20%도 되지 않는 시청률로 종영되고 말았지만 주몽이나 태왕사신기처럼 퓨전 사극이 아닌 정통사극의 새 가능성을 대조영과 함께 보여주었다는데 의미가 있는 드라마였습니다.

  주몽은 40%를 넘나드는 시청률로 최고의 국민드라마가 되었지만 허술하고 작은 스케일의 전투신으로 비난을 받았으며 태왕사신기는 역사물이기 이전에 판타지 성격이 강해서 전투신에서도 cg를 이용한 각종 마법 효과들이 시청자들의 시신경을 자극했던데 반해 연개소문과 대조영은 화려하고 스케일이 큰 대규모 전투신에 나름대로 고증까지 받아 당시의 정통무예를 표현하고자 했던 노력이 엿보이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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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 2007년을 대표했던 이 네 가지 사극에서는 편당 수차례의 화려한 전투신들이 시청자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았지만 그 일면엔 잔인하고 자극적인 비주얼로 인해 방영이 끝날 때까지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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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자가 이런 점을 의식했는지는 몰라도 이후에 방영된 사극인 이산, 왕과 나, 대왕 세종에서는 앞서 언급한 잔인한 장면들을 많이 자제하고 있는데요. 물론 예전 작의 시대적 배경이 전쟁의 소용돌이 한가운데를 지나는 시점라면 현재 방영되는 사극은 국권확립이 견고하게 다져진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점이 전투신을 자주 볼 수 없는 가장 큰 이유일 겁니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눈과 귀는 이미 핏빛과 비명소리에 길들어 저버려 태조 왕건, 용의 눈물, 불명의 이순신으로 이어져 왔던 사극 불패의 옛 영광은 서서히 사라지는 듯합니다.

  MBC 이산과 KBS의 대종세왕이 탄탄한 줄거리와 섬세한 심리묘사로 지금까지 인기를 받고 있지만 초반보다는 많이 시들해진 듯하고 SBS 왕과 나는 초반 이색적인 소재와 아역 연기자들의 연기력에 힘입어 기분 좋게 출발하였지만 이후 성인배역의 연기력 미흡, 연출자의 중도 교체 및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지금은 조기 종영설도 흘러나오는 형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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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드라마가 되고자 화면을 온통 붉게 물들였던 전작들의 영향으로 외면 아닌 외면을 받는 현재의 사극들을 보며 자극적인 소재와 무미건조한 결말로 시청자들을 유혹하는 대중매체들의 안타까운 단면을 보는듯해 왠지 씁쓸한 기분이 드네요.

개인적으로 저는 대왕세종이 취향에 맞아 꼬박꼬박 챙겨 보고 있답니다.
(육박전보단 심리전을 좋아해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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