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추태후의 역사왜곡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데요. 강조가 발해인이라는 설정에 김치양이 신라인이라는 거도 모자라 이제는 마의태자의 손자라고 우기고 있습니다. 팩션드라마가 아닌 현존하는 유일한 대하사극이라며 선전하는 '천추태후'에서 이러한 역사왜곡을 아무렇지도 않게 시청자들에게 선보이는 이유는 극적인 설정을 통한 시청율 높이기의 수단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천추태후'의 중간에 가끔 해설자가 해당 에피소드에 대한 역사절 배경을 소개하는데 이것 또한 '천추태후'라는 사극이 역사적 사실에 입각하여 제작된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게 만드는 장치가 되고 있기도 합니다. 선정적이며 자극적인 드라마를 피해서 그나마 아이들과 같이 볼 수 있는 몇 안되는 사극들로 역사의 정체성 마져 흔들릴 수도 있는 이런 사극들의 위험한 역사왜..
MBC 일요일 밤의 한 코너에서 독립프로그램으로 바뀐 아줌마, 아저씨들의 성인 토크쇼 세바퀴. 방송 시간대가 토요일 심야로 바뀌면서 그야말로 훨훨 날고 있습니다. 동 시간대의 예능 프로그램들을 가볍게 제친 것도 모자라 황금시간에 방영된 SBS '스타킹'을 누르고 MBC '무한도전'보다 조금 뒤졌을 뿐인데요. 이경실, 조형기 등 방송가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입담 꾼들의 거침없는 토크의 향연은 방송 내내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대한민국 대표 심야 토크쇼로 거듭나는 MBC '세바퀴'의 인기는 계속 이어 질까요? [재방송 -어떤오후]
11일 방영된 KBS 대하사극 '천추 태후'에서 김치양의 출생에 대한 비밀이 처음으로 공개되었습니다. 바로 신라 마지막 왕이었던 경순왕의 아들 마의태자의 손자 김행(金幸)이였다는 내용인데요. (역사에 김행(金幸)은 마의태자의 손자가 아닌 아들로 나옵니다.) 아무리 드라마라 하지만 그래도 대하 사극인데 이렇게 터무니없는 인물설정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군요. 천추태후가 사랑한 김치양은 신라왕족의 후손인 김행(金幸)이 아닌 황해도의 호족으로 천추태후의 황보가문과는 외족(外族)일 가능성이 큽니다. 김치양의 이러한 설정은 아마도 고려출신으로 여진에 넘어가 금나라의 시조가 되었다는 설이 있는 김행(金幸-금행今幸-금준今俊)과의 연관성을 둔 듯 보이는데요. 김행(金幸)이 마의태자 김일(金鎰)의 아들이었다는 설이 있..
6일 방영된 뉸 '왕녀 자명고'에서 호동왕자는 계모인 제1왕후 송매설수(성현아 분)과 한밤의 대혈전을 벌이는 데요. 여기서 호동은 지난날의 설욕을 하며 송매설수를 무릎 꿇게 하죠. 충분히 송매설수를 죽일 수 있었던 호동은 현재의 송매설수가 죽은이와 진배없기에 칼을 거두고 스승인 을두지와 함께 물러납니다. 물론 이 상황은 작가의 뛰어난 상상력에 불과하며 몇 살 되지 않은 호동왕자와 실제로 한밤의 활극을 벌이지는 않았겠지만 드라마에서처럼 송매설수가 아들을 낳게 되면 그 아들이 왕이 되기 위해 호동왕자가 최대 걸림돌이 되기에 충분했던 것이죠.실제로 대무신왕이 직접 '호동'이라 이름 지을 만큼 호동에 대한 왕의 총애는 남달랐으니 말입니다. 만약 드라마처럼 호동과 송매설수가 혈전을 벌렸고 여기서 승리한 호동이 ..
요(遼)은 10~12세기에 거란(契丹)이 중국 북방의 네이멍구'內蒙古' 지역을 중심으로 세운 왕조로서 916년 건국 당시의 명칭은 거란국(契丹国)이었지만, 938년 연운16주(燕雲十六州)를 획득한 뒤 나라 명칭을 요(遼)라 하였습니다. 이들은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의 시라무렌(Sira Muren) 강 유역에서 유목 생활을 했으며, 8개의 주요 부족들로 나뉘어 있었는데 9세기 후반 당(唐, 618~907)의 정치적 혼란을 틈타 거란(契丹)의 세력이 강성해졌으며, 907년 그 유명한 야율아보기(耶律阿保機, 太祖 재위 907~926)가 거란의 여러 부족을 통합하게 되는데요. 그는 자신에 반대하는 귀족들의 반란을 진압한 뒤 916년 스스로를 천황제(天皇帝)라 부르며 거란국(契丹国)을 세우게 되죠. 야율아보기는..
25일 방송된 무릎팍 도사 '장서희'편은 그동안 시청자가 그녀에 대해 궁금해 왔던 이른바 '2대 의혹' 해소에 대한 기대심리로 전주보다 6.4% 상승하며 18.8%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는데요. 이는 지난 1월 고현정이 출연한 이후 최대의 시청률로 그야말로 '장서희' 효과를 제대로 본 것이죠. 최근 SBS 일일드라마 ‘아내의 유혹’으로 인기몰이를 하는 장서희가 출연해 자신을 두고 떠돌던 '2대 의혹'인 '인어 아가씨 캐스팅 시 작가 로비설'과 '성형 수술'건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아 시청자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무릎팍 도사 '장서희'편이 더욱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은 이유는 위의 '2대 의혹'해소가 아닌 그동안 '복수의 화신'으로 안방극장을 점령했던 그녀와는 상반된 인간적..
지난 몇 년간 MBC '주몽'을 시작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제작비와 규모로 제작된 대작 사극들이 등장하여 시청자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았었는데요. 하지만, 작년에 종영된 MBC '이산' 이후로 그 인기는 급격히 하락양상을 띠다가 급기야 최근에 종영된 '바람의 나라' '대왕세종'이나 현재 방영 중인 '천추태후'나 '왕녀 자명고'등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반면에 막장 드라마의 오명을 받으면서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통속극의 기세는 꺾일 줄 모르는데요.그 대표적인 예가 SBS '아내의 유혹'과 KBS '미워도 다시한번'입니다. '통속적'인 것의 사전적 의미는 1. 세상에 널리 통하는. 또는 그런 것. 2. 비전문적이고 대체로 저속하며 일반 대중에게 쉽게 통할 수 있는. 또는 그런 것. 으로 ..
SBS ‘왕녀 자명고’의 주요배경은 고구려 제3대 대무신왕과 호동왕자에 의해 낙랑국이 멸망하기까지 낙랑국의 건국에서 왕녀 자명, 낙랑 공주가 죽음을 맞게 될 때까지입니다. 드라마 방영 전 스페셜방송에서도 '왕녀 자명고' 속 배경으로 "서기 18년부터 37년까지의 최리가 왕으로 있던 낙랑국을 배경으로 삼았다"고 설명해 실존하는 역사에 기반을 둔 상상 속 낙랑의 모습을 구현했다는 점을 분명히 전했는데요.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연 드라마 속 '낙랑국'에 대한 설정에 적지 않은 문제점이 있어 언급할까 합니다. 많은 분이 헷갈리는 부분이 바로 '낙랑국'과 '낙랑군'의 차이입니다. '삼국사기'를 포함하여 조선시대까지는 낙랑국과 낙랑군을 같은 것으로 파악하였으며 그 위치로 평안도와 황해도 일대를 지목했습니다. 이는 ..
15일 방영된 KBS 대하사극 '천추태후'에서는 성종 대에 처음 발발한 '거란의 제1차 침입'의 서막이 열렸습니다. 서희의 외교 담판으로 유명한 '거란의 제1차 침입'에 대해 언급하겠습니다. 거란이 고려를 침략하게 된 배경을 이야기하기 위해선 고려 초로 거슬러 올라가 야합니다. 926년, 발해를 무너뜨린 거란은 중원에 진출하기에 앞서 후방을 안정시키고자 이른바 동진 정책을 폈는데요. 이러한 거란에 송나라에 우호적이면서 건국 초부터 고구려의 계승을 표방하며 북진정책을 진행하고 있었던 고려는 후방의 위협이 아닐 수가 없었습니다. 거란은 후방의 위협이 되던 고려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태조 왕건에게 사신에게 낙타 50필을 바치게 하였으나 왕건은 낙타를 만부교 밑에 매어 굶겨 죽이고, 사신 30명은 섬으로 귀양을..
매년 천만 명 이상이 해외로 여행가는 이 시대에 산촌으로 농촌으로 대한민국의 산하를 소개하며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일상을 체험하려 했던 "1박 2일"이 회를 거듭하면서 그 기획의도를 벗어나 많은 이들의 걱정과 비판을 받아왔었는데요. 하지만 15일 방영된 1박 2일 '제주도 편'은 이런 시청자들의 걱정을 한 번에 없애준 그야말로 1박 2일이 지향해야 할 모범답안을 보여준 듯합니다. 제주도 최저가 여행이란 컨셉으로 지난주에 이어 방영된 1박2일은 지금까지 즐겨 다뤘던 소재들과 여행지의 다양한 정보들을 모두다 적절하게 잘 조화시켜 운영의 미와 웃음을 동시에 시청자들에게 보여주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협재해수욕장까지 레이스를 펼치는 장면을 시작으로 저렴한 여행을 위해 게스트 하우스에 베이스 캠프를 꾸리고 저녁 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