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지신'과 '이목지신'의 유래

 세종시 수정과 관련,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가 이를 반대하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대표를 '미생지신(尾生之信)'에 비유해 논란을 일으키자 박 전대표의 지지모임인 박사모에서 정 대표를 '이목지신(移木之信)'으로 반격하고 나서면서 이 두가지 사자성어가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요.

'미생지신(尾生之信)'과 '이목지신(移木之信)'의 유래를 알려드립니다.

1. 미생지신(尾生之信)
미생이란 사람의 믿음이란 뜻으로, 미련하도록 약속을 굳게 지키는 것이나 고지식하여 융통성이 없음을 가리키는 말.

尾 : 꼬리 미
生 : 날 생
之 : 어조사 지
信 : 믿을 신

춘추시대 노(魯)나라에 미생(尾生)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사랑하는 여자와 다리 아래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기다렸으나 여자가 오지 않자 소나기가 내려 물이 밀려와도 끝내 자리를 떠나지 않고 기다리다가 마침내 교각을 끌어안고 죽었다(信如尾生 與女子期於梁下女子不來 水至不去 抱柱而死).


《사기(史記)》소진열전(蘇秦列傳)과 《장자(莊子)》도척편(盜척篇)에 나오는 말이다. 그 외에도 《전국책(戰國策)》의 연책(燕策), 《회남자(淮南子)》의 설림훈편(說林訓篇) 등에 보이는데, 소진만 미생(尾生)의 행동을 신의로 보고 다른 곳에서는 모두 이 이야기를 작은 명분에 집착하는 고지식하고 융통성 없는 예로 들고 있다.

전국시대의 종횡가로 이름이 난 소진(蘇秦)은 연(燕)나라의 소왕(昭王)을 설파할 때에 이 이야기를 예로 들어 자신의 신의를 강조하였다. 그러나 장자는 도척편에서 공자와 대화를 나누는 도척의 입을 빌어 미생의 융통성 없고 어리석음을 다음과 같이 통박하고 있다. “이런 인간은 제사에 쓰려고 찢어발긴 개나 물에 떠내려가는 돼지, 아니면 쪽박을 들고 빌어먹는 거지와 다를 바 없다. 쓸데없는 명분에 빠져 소중한 목숨을 가벼이 여기는 인간은 진정한 삶의 길을 모르는 놈이다.”

《전국책》에서는 미생과 같은 신의는 단지 사람을 속이지 않는 데 불과할 따름이라고 하고, 《회남자》에서도 미생의 신의는 차라리 상대방을 속여 순간의 위험을 피하고 후일을 기하는 것만 같지 못하다고 하였다. 송양지인(宋襄之仁)과 일맥상통하는 말로, 겉으로 꾸밈이 많은 오늘날 미생과 같은 행동은 잠깐의 카타르시스는 될지 모르지만 참다운 삶의 도리를 알고 인간 본성으로 돌아가기에는 너무 고지식하고 융통성이 없는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2.이목지신(移木之信)

위정자가 나무 옮기기로 백성들을 믿게 한다는 뜻으로, 남을 속이지 않거나 약속을 반드시 지킨다는 말.

移 : 옮길 이
木 : 나무 목
之 : 어조사 지
信 : 믿을 신

이 고사는 위정자가 백성과 맺는 신의(信義)에 관한 것이다. 《사기(史記)》의 〈상군열전(商君列傳)〉에 다음과 같이 전한다. 진(秦)의 효공(孝公)에게는 상앙(商鞅)이라는 재상이 있었다. 상앙은 위(衛)나라의 공족(公族) 출신이었으며, 법률에 밝았다. 상앙이 표방한 것은 법치주의를 바탕으로 한 강력한 부국강병책이었는데, 이것은 훗날 시황제가 천하 통일을 할 수 있었던 기틀이 되었다.

상앙이 한번은 법을 제정해 놓고 공포를 하지 않았다. 백성들의 불신을 염려했기 때문이다. 상앙은 백성들의 불신을 없애기 위한 계책을 세웠다. 상앙은 3장(약 9m) 높이의 나무를 남문 저잣거리에 세우고 “이 나무를 북문으로 옮기는 사람에게 십금(十金)을 주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무도 옮기려는 사람이 없었다. 상앙은 다시 오십 금을 주겠다고 하였다. 이번에는 옮기는 사람이 있었다. 상앙은 즉시 오십 금을 주어 나라가 백성을 속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했다.

그 뒤 상앙은 새로운 법을 공포하였다. 새로운 법이 공포되고 1년이 지나자, 그 부당함을 호소하는 자가 천명이 넘었다. 이때 태자가 법을 위반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상앙은 법에 따라 태자의 대부(大傅)를 처형하고 태사(太師)를 경형(鯨刑 : 범인의 이마나 볼에 글자를 새기는 형벌)에 처했다. 다음날부터 백성들은 이 법을 준수하게 되었다. 10년이 지나자, 백성들은 이 법에 대해 매우 만족하였다. 길에 떨어진 물건은 줍지 않았고, 산에는 도적이 없었다. 또 집집마다 풍족하고 사람마다 넉넉하였다. 나라를 위한 싸움에는 용감하였으며, 개인의 싸움에는 겁을 먹었다.
인간 관계에서 중요한 덕목 가운데 하나가 바로 신의이다. 부부 사이, 친구 사이에 신의가 지켜져야만 관계가 원만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동의어는 사목지신(徙木之信), 반대말은 식언(食言)이다.

- 만화로 보는 이목지신.

<출처 : 네이버 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