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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TV

추노 속에 영화 '뽕'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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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기획 드라마  ‘추노’는 탄탄한 스토리와 배우들연 호연, 눈을 뗄 수 없는 화려한 액션 외에도 회를 거듭할수록 한층 더 강해지는 등장 캐릭터의 개성과 사연에 코믹한 요소까지 곁들여져 점점 더 보는 다음 회를 기대하게 하는데요.

 기존 사극에서처럼 왕실에서 일어나는 피비린내나는 권련싸움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아니고 조선시대 최하층인 노비와 이들을 쫓는 '추노꾼'의 이야기를 다른 '추노'는 엇갈린 운명과 사랑에 회를 거듭할수록 추격전은 숨 가빠지고 주인공들의 일상은 고단해져 시청자들 또한 안타까울 뿐입니다.

 하지만, 진지하고 무거운 분위기가 지배적인 '추노'의 분위기 편향은 자칫 시청자들이 지루함을 느낄 수 있기에 제작진은 드라마 곳곳에 다소 코믹스런 장치들을 배치해두고 있습니다. 바로 조선시대의 해학, 그것도 아직까지 작은 논란이 이는 '성적 해학'인데요.

'추노'에서 이런 '성적 해학'을 맡은 주요 인물이 대길(장형)과 같은 패인 왕손이(김지석)과 이들이 머무는 주막의 큰 주모와 작은 주모, 그리고 방화백입니다.

 왕손이는 과부, 유부녀를 가리지 않고 숱한 여인들과 애정행각을 벌이는 전형적인 바람둥이로 단숨에 여심을 가져는 특출한(?)능력의 보유자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며 남성 시청자들의 많은 부러움(?)을 사기도 했습니다.

 특히 왕손이가 여자들만 있는 양반집을 찾아 잔꾀를 부리며 여성을 유혹하는 명강의를 최장군에게 들려주는 능청스러운 모습에 보며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또한, 작은 주모를 사모하던 춘화전문(?) 방화백이 큰 주모의 계략에 넘어가 보쌈을 해오는데 안타깝게도 보쌈해온 여인이 큰 주모로 확인되었을 때 뻥 터진 웃음장치는 추노의 제작진이 드라마에 삽입하기 위해 조선의 해학을 얼마나 많이 연구(?)했는지를 알 수 있게 하는 장면이라 하겠네요.


 조선 서민 생활을 이야기함에 있어 감초처럼 빠질 수 없는 게 '성(性)'코드 일 수 있습니다. 수많은 성적 유머와 김홍도와 같은 역사적인 화가들의 작품에서도 춘화로 오해할 수 있는 것들이 다량 발견되는 것도 이들의 삶 속에는 성적 유머가 녹아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것을 '선정'이란 표현이 아닌 '해학'이라는 다른 단어로 이야기하는 것이죠. TV에서 조형기 씨가 나올 때마다 그가 출연한 영화 '뽕'을 가지고 지금까지도 가볍게 웃을 수 있는 것도 그 영화가 현대에 난무하는 포르노 따위가 아닌 조선 민초들의 삶이 녹아든 '해학 영화'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드라마 '추노'에서 다루는 해학적 요소를 단순히 야하다, 선정적이라고 만 치부하기보다는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진지함과 유머를 적절하게 배합한 제작진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는 게 맞다 생각합니다. <어떤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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