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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TV

산으로 간 동이, 그 해결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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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동이‘에서 숙빈(동이)는 어린 시절 친구이자 재건된 검계수장 게둬라를 비호하다 그 현장이 숙종에게 발각되고 맙니다. 이 일로 큰 충격을 받은 숙종에게 동이는 자신이 검계수장인 최효원(천호진 분)의 여식인 최동이임을 전하고 그 죄를 받기 위해 한성부(漢城府)로 향하게 됩니다.

 이에 숙종(지진희 분)은 눈물로서 동이에 대한 애틋함을 전달하였는데요. 그야말로 16일 방송분은 동이와 숙종의 로맨스가 극에 달하는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10월 종영예정인 드라마 '동이'의 결말이 결국은 장희빈의 죽음과 숙종과 동이의 사랑이 결실을 보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조금은 아쉽습니다.

 드라마 '동이'에서는 검계의 수장이었던 아버지 최효원이 양반을 살해한 누명으로 죽게 되고 그녀마저 쫓기는 신세가 됩니다. 이때 주변의 도움으로 장악원에 몸을 숨기게 되고 천부적인 친화력과 재치로 노비에서 궁녀로 발탁됩니다.

 이 후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고 장희빈과의 짧은 만남과 인형왕후와의 인연, 숙종과의 로맨스를 지나 숙빈에 까지 오르는 동이의 당찬 모습에 시청자들은 열광하게 되죠.

그러나 드라마 후반에 들어선 지금 드라마 '동이'는 원래의 기획의도와는 달리 진행되고 있는 듯 보입니다.

드라마 '동이'의 기획의도 <출처 : mbc>


 숙빈 최씨의 파란만장한 인생유전과 아들인 영조임금의 극적인 성장과정, 그리고 천민들이 만든 지하조직 검계(劍契), 새로운 볼거리인 장악원을 소재로 전개되려 했던 기획의도는 이미 어긋난 지 오래입니다.

 사실 장악원에서 얻을 수 있는 에피소드는 한계가 있었던 거 같습니다. 따라서 장악원은 드라마 초반 동이의 피신처로의 역할을 잠깐 수행했을 분 동이의 주무대는 장악원이 아닌 감찰부로 변경이 되고 말죠.

검계(劍契)는 오늘날 조직폭력배와 비슷한 단체로 병자호란 이후 피폐한 백성의 삶 속에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했던 지하조직입니다. 원래 장례 비용을 충당할 목적으로 결성한 향도계(香徒契)에서 비롯한 비밀 조직이었습니다.

 검계가 언제부터 있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숙종 때 처음으로 조정에서 그 존재를 알게 되었으며 모두 소탕되어 중벌을 받았지만, 훗날 영조 때 재발하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검계가 주로 하는 일은 약탈, 강간, 살인으로 대개 폭력을 행동 강령으로 삼으며, 몸에 칼자국이 있거나 칼로 자해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폭력 숭상의 징표로 보기도 합니다. 양반에게까지 거리낌 없이 폭력을 휘두르는 모습은 그들이 반사회적이며 반체제적임을 증명합니다.

따라서 약자를 보호하며 관의 부조리를 척결하는 반봉건적인 단체로 묘사되고 검계(劍契)의 모습은 드라마 내내 불편했던 가운데 이것마저 동이와 숙종의 감정이 애틋함을 두각 시키는 장치로 전락시켜버린 것이 아쉽네요.

 숙빈 최씨(동이)가 검계 수장의 딸로 설정되었던 이유가 단순히 숙종과의 로맨스를 극대화하고 천민에서 후궁으로의 인생역전을 보여주기 위했던 것만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다른 조직이 아닌 천민의 지하조직인 검계(劍契)의 실체를 왜곡하면서 이미 와해 되버린 검계를 다시 등장시키면서까지 동이와 검계를 드라마 종반까지 묶어두려 했던 제작진의 의도는 무엇일까요?

 천민 출신의 숙빈최씨가 신데렐라의 또 다른 전형임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아닐 겁니다. 아마도 미천한 출신에서 수많은 우여곡절을 이겨내고 왕의 여자가 된 그녀가 장희빈처럼 초심을 잃지 않고 천민을 포함하여 온 백성을 아우르는 또 다른 지도자의 전형을 보여주기위한 의도였을 거라 생각합니다.

 17일 예고편에서는 검계(劍契)와 관련된 일로 사가로 나가게 된 숙빈 최씨(동이)가 연잉군(훗날 정조)과 함께 등장합니다. 이는 드라마 '동이'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거라 판단되는데요.

부디 종영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부터라도 기획의도에서처럼 천출 소생의 왕자 연잉군(훗날 영조)에게 시청자들이 공감할 탁월한 교육관과 군왕의 도를 보여주며 유종의 미를 거두길 기대합니다. <어떤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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