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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텐츠속 역사이야기

마의, 허준은 허풍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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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창사 51주년 특별기획드라마 '마의' 14일 방송분에서 허준을 ‘풍쟁이’라 칭하며 투덜거리는 소가영(엄현경 분)의 모습이 그려져 웃음을 자아냈느데요.

 청나라에 있던 백광현과 그의 일행은 괴질에 걸린 부태수의 딸을 시료하기위해 딸의 거처로 들어가려 시도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바로 부태수의 딸이 걸린 병이 집안의 수치가 될 수 있게에 그녀를 감금했기 때문인데요.


이렇게 부태수의 딸을 치료하는 방법이 묘연하자 엉뚱한 소가영은 “투명인간이 돼 보는 거야. 봐봐. 허준이 쓴 동의보감에도 있잖아”라고 진지하게 말합니다.


 이같은 소가영의 모습에 사암도인의 구박이 이어지자  망연자실한 건 소가영이 었는데요.


 “허준이 풍을 쳤어? 사랑의 묘약은? 귀신 보는 약은? 이런 게 다 풍이란 말이야?”라고 반문하다 결국 “허준. 이 풍쟁이!”라며 원망을 가득 드러냈고, 사암도인은 “으이고~ 내가 너를 제자로 받는 게 아니었다”며 푸념해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세계기록유산에 등록된 허준의 동의보감에 정말 이렇게 허황된 내용이 있을까요?


실제로 동의보감에 잡병편(雜病篇) 잡방(雜方)에는 '은형법(隱形法)'  다시 말해 몸이 보이지 않게 하는 투명인간이 되는 방법이 나오는데요.

* 은형법(隱形法)
 : "흰 개의 쓸개와 통초(通草·말린 등칡의 줄기), 계심(桂心·계피의 노란 속 부분)을 섞어 가루로 만든 뒤
꿀에 반죽해 알약으로 먹으면 몸이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않게 가리워진다. 푸른 개의 쓸개가 더 좋다.".


이외에도 동의보감에는 드라마에 언급한거 처럼 귀신 보는 약, 사랑의 묘약도 등장합니다.


* 견귀방(見鬼方·귀신을 보는 방법)
  : "생마자(生麻子·역삼씨 생것)와 석창포·귀구(풀 이름)를 각각 같은 양으로 꿀에 반죽하고 달걀 노른자위
크기의 알약을 만들어 한 번에 1알씩 매일 아침 해를 향하고 먹는데 100일이 지나면 귀신을 볼 수 있다."


* 영부부상애(令夫婦相愛·부부가 서로 사랑하게 하는 방법)
 : 부부간에 의가 좋지 못할 때는 원앙새 고기로 국을 끓여서 알지 못하게 먹이면 서로 사랑하게 된다.
음력 5월 5일에 뻐꾸기를 잡아 다리와 대가리뼈를 차고 다니게 해도 된다."


실제로 한 방송사가 위의 방법을 그대로 실험해 본 사례도 있습니다.


그외에도 동의보감에는  인신작량(人身作兩·몸이 두 개로 돼 보이는 것), 거투방(去妬方·질투하지 않게 하는 방법), 전녀위남법(轉女爲男法·여자를 남자로 바꾸는 법), 흉년에 음식을 먹지 않고도 사는 방법등 상상을 초월하는 기이한 병들에 대한 처방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우리 민족 전래의 향약의학과 동아시아 의학을 집대성해 편찬한 것으로 질병의 원인과 진단에서부터 첨방약, 침구법 등 치료법을 제시한 동의보감을 앞서 언급한 일부 내용만가지고 폄하해서는 안됩니다.


다음은 이같은 논란에 대한 기사를 소개합니다.

대한의사협회는 "동의보감은 '투명인간이 되는 법', '귀신을 보는 법' 등 오늘날 상식에는 전혀 맞지 않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며 "동의보감은 말 그대로 세계의 기록 유물이지 첨단의학서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대한의사협회가 과민반응을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시민단체들은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것을 축하하지는 못할 망정 학문의 뿌리가 다르다고 폄하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입을 모았다. 보건복지가족부의 한 관계자도 “초기 양의학에도 황당한 이론과 치료법이 많았지만 수백년을 거쳐 발전해왔으며 전통의학을 계승 발전시키는 것은 후손의 몫”이라며 의협의 논평에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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