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서북지방은 추운 겨울로 유명합니다.
이 서북지방 중 한곳인 '데와'에 사는 스님이 겨울철 저장식품으로 무를 소금에 절여 보관했는데요. 이 스님의 이름이 '다쿠앙'으로 우리가 단무지를 '다깡'이라 하는 것도 여기서 유래한 것입니다.
여기까지는 단무지의 유래로 많은 분이 아는 이야기일 겁니다. 하지만, 이 단무지를 개발한 '다쿠앙'이라는 스님이 조선사람이라는 또 하나의 이야기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듯하여 소개할까 합니다.
다쿠앙은 무로 담근 우리나라의 짠지와 비슷하지만 짠지는 그 맛이 짠 데 비해서 다쿠앙은 달게 만든 것으로 원래 무에 쌀겨와 소금을 절여서 담근 것입니다. 지금도 일본 농촌에는 겨울철에 지붕 처마끝에다 큰 무들을 매달아 말리는 것을 볼 수 있고요.
다쿠앙은 임진왜란 직후 조선에서 당시 에도시대 초기의 일본으로 건너가 교토땅의 다이토쿠지(大德寺·교토시 기타쿠 무라사키노)주지가 된 고승인 택암(다쿠앙·1573∼1645)스님의 이름을 일본어로 표현한 것입니다.
에도시대 :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가 세이이 다이쇼군[征夷大將軍]에 임명되어 막부(幕府)를 개설한 1603년부터 15대 쇼군[將軍] 요시노부[慶喜]가 정권을 조정에 반환한 1867년까지의 봉건시대.
택암 스님이 교토에서 춥기로 소문난 '데와'지방으로 간 것은 1629년에 에도막부 무사정권을 비판한 죄로 유배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택암 스님에 관한 이야기는 단무지의 유래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 중에 타쿠앙은 실존 했던 일본 승려라는 익히 알려진 이야기 외에 이분이 조선인일지도 모른다는 흥미로운 또 하나의 가설을 소개한 것뿐임을 밝힙니다. <어떤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