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방영된 KBS 대하사극 '천추 태후'에서 김치양의 출생에 대한 비밀이 처음으로 공개되었습니다. 바로 신라 마지막 왕이었던 경순왕의 아들 마의태자의 손자 김행(金幸)이였다는 내용인데요. (역사에 김행(金幸)은 마의태자의 손자가 아닌 아들로 나옵니다.) 아무리 드라마라 하지만 그래도 대하 사극인데 이렇게 터무니없는 인물설정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군요. 천추태후가 사랑한 김치양은 신라왕족의 후손인 김행(金幸)이 아닌 황해도의 호족으로 천추태후의 황보가문과는 외족(外族)일 가능성이 큽니다. 김치양의 이러한 설정은 아마도 고려출신으로 여진에 넘어가 금나라의 시조가 되었다는 설이 있는 김행(金幸-금행今幸-금준今俊)과의 연관성을 둔 듯 보이는데요. 김행(金幸)이 마의태자 김일(金鎰)의 아들이었다는 설이 있..
6일 방영된 뉸 '왕녀 자명고'에서 호동왕자는 계모인 제1왕후 송매설수(성현아 분)과 한밤의 대혈전을 벌이는 데요. 여기서 호동은 지난날의 설욕을 하며 송매설수를 무릎 꿇게 하죠. 충분히 송매설수를 죽일 수 있었던 호동은 현재의 송매설수가 죽은이와 진배없기에 칼을 거두고 스승인 을두지와 함께 물러납니다. 물론 이 상황은 작가의 뛰어난 상상력에 불과하며 몇 살 되지 않은 호동왕자와 실제로 한밤의 활극을 벌이지는 않았겠지만 드라마에서처럼 송매설수가 아들을 낳게 되면 그 아들이 왕이 되기 위해 호동왕자가 최대 걸림돌이 되기에 충분했던 것이죠.실제로 대무신왕이 직접 '호동'이라 이름 지을 만큼 호동에 대한 왕의 총애는 남달랐으니 말입니다. 만약 드라마처럼 호동과 송매설수가 혈전을 벌렸고 여기서 승리한 호동이 ..
요(遼)은 10~12세기에 거란(契丹)이 중국 북방의 네이멍구'內蒙古' 지역을 중심으로 세운 왕조로서 916년 건국 당시의 명칭은 거란국(契丹国)이었지만, 938년 연운16주(燕雲十六州)를 획득한 뒤 나라 명칭을 요(遼)라 하였습니다. 이들은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의 시라무렌(Sira Muren) 강 유역에서 유목 생활을 했으며, 8개의 주요 부족들로 나뉘어 있었는데 9세기 후반 당(唐, 618~907)의 정치적 혼란을 틈타 거란(契丹)의 세력이 강성해졌으며, 907년 그 유명한 야율아보기(耶律阿保機, 太祖 재위 907~926)가 거란의 여러 부족을 통합하게 되는데요. 그는 자신에 반대하는 귀족들의 반란을 진압한 뒤 916년 스스로를 천황제(天皇帝)라 부르며 거란국(契丹国)을 세우게 되죠. 야율아보기는..
SBS ‘왕녀 자명고’의 주요배경은 고구려 제3대 대무신왕과 호동왕자에 의해 낙랑국이 멸망하기까지 낙랑국의 건국에서 왕녀 자명, 낙랑 공주가 죽음을 맞게 될 때까지입니다. 드라마 방영 전 스페셜방송에서도 '왕녀 자명고' 속 배경으로 "서기 18년부터 37년까지의 최리가 왕으로 있던 낙랑국을 배경으로 삼았다"고 설명해 실존하는 역사에 기반을 둔 상상 속 낙랑의 모습을 구현했다는 점을 분명히 전했는데요.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연 드라마 속 '낙랑국'에 대한 설정에 적지 않은 문제점이 있어 언급할까 합니다. 많은 분이 헷갈리는 부분이 바로 '낙랑국'과 '낙랑군'의 차이입니다. '삼국사기'를 포함하여 조선시대까지는 낙랑국과 낙랑군을 같은 것으로 파악하였으며 그 위치로 평안도와 황해도 일대를 지목했습니다. 이는 ..
15일 방영된 KBS 대하사극 '천추태후'에서는 성종 대에 처음 발발한 '거란의 제1차 침입'의 서막이 열렸습니다. 서희의 외교 담판으로 유명한 '거란의 제1차 침입'에 대해 언급하겠습니다. 거란이 고려를 침략하게 된 배경을 이야기하기 위해선 고려 초로 거슬러 올라가 야합니다. 926년, 발해를 무너뜨린 거란은 중원에 진출하기에 앞서 후방을 안정시키고자 이른바 동진 정책을 폈는데요. 이러한 거란에 송나라에 우호적이면서 건국 초부터 고구려의 계승을 표방하며 북진정책을 진행하고 있었던 고려는 후방의 위협이 아닐 수가 없었습니다. 거란은 후방의 위협이 되던 고려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태조 왕건에게 사신에게 낙타 50필을 바치게 하였으나 왕건은 낙타를 만부교 밑에 매어 굶겨 죽이고, 사신 30명은 섬으로 귀양을..
"SBS 왕녀 자명고"는 ‘낙랑 공주와 호동 왕자’라는 설화를 기초로 새롭게 해석한 드라마로 호동왕자는 지난해 인기리에 방영 된 "KBS 바람의 나라"의 주인공 대무신왕 무휼의 아들이죠. 무휼(대무신왕)은 2명의 부인에게서 각각 1명씩의 아들을 얻었습니다. 그의 정비인 제1 황후는 제5대왕 모본제의 어머니이며, 제2 황후는 갈사왕의 손녀 금씨로 호동왕자의 어머니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제1 황후는 대무신왕(문성근 분)의 정비이자 제 5대왕 모본제의 모후임에도 그녀의 성씨와 기록은 전무한 실정입니다. 다만 '삼국사기' 대무신왕 15년 11월 기사에 호동왕자를 모함했던 짧은 언급만 있을 뿐입니다. ('바람의 나라'에서는 '이지(김정화 분)'로, '왕녀 자명고'에서는 '송 매설수(성현아 분)'로 등장합니다.) ..
경종(최철호 분)의 아버지인 광종은 2대 혜종과 친형인 3대 정종과는 달리 독자적인 세력기반을 쌓아 왕권을 확보하는 데 힘썼던 인물로 즉위 초 11년까지는 과감한 개혁정책을 통해서 국왕으로서의 자신감과 위엄을 과시하고 새로운 국가체제와 정치질서를 이루는 데 크게 이바지하여 태평성대를 이뤘지만, 후기에는 반대세력을 무자비하게 숙청하며 정치 사회적으로 불안을 일으켜 그 한계를 드러내고 말아 고려사에서 그는 실패한 왕으로 일부에서 치부되고 있습니다. 광종은 즉위한 지 7년이 되던 해에 왕의 전제권을 강화하고 호족과 공신세력의 특권을 억제하는 조처를 하기 위한 목적으로 '노비안검법'을 실시하였는데요. 이는 원래는 노비가 아니었으나 전쟁에서 포로로 잡혔거나 빚을 갚지 못하여 강제로 노비가 된 자들을 선별하여 노비..
대종 욱(태조 왕건와 선정왕후 소생)과 선의왕후의 2남인 성종은 981년(경종 6년) 사촌형인 경종이 위독하자 내선(內禪)으로 왕위에 오릅니다. 이때 경종에게는 성종의 여동생인 헌애왕후(천추태후)와의 사이에서 이미 2살 된 아들 송(목종)이 있었으나, 너무 어려 국사를 맡을 수가 없었기에 대신 왕이 된 것이죠. 성종(김명수 분)은 왕이 되기 전 광종과 대목왕후 황보씨의 셋째딸인 유씨(문덕왕후 : 이현경 분)를 아내로 두고 있었습니다. 드라마에서처럼 유씨가 태조의 손자이자 수명태자의 아들 흥덕원군 왕규에게 시집갔다 딸까지 있는 상황에서 성종에게 재가한 것은 광종 이후 정착된 족내혼의 전통을 유지하기 위한 일환으로 판단됩니다. 이처럼 성종이 광종의 사위라는 것도 그가 왕위에 오르는 데에 중요한 작용을 했으며..
MBC '돌아온 일지매'는 의적 일지매가 조선에서 반정을 꿈꾸는 벼슬아치 김자점(박근형 분)과 맞서는 내용으로 고우영의 만화 원작에 작가의 상상력이 추가된 팩션 사극입니다. 김자점은 실존인물로 역사는 그를 죄인으로 평하고 있는데요. 김자점 [金自點, 1588~1651]은 조선 중기의 문신으로 광해군대(代)에 병조좌랑에 이은 후 인목대비 폐모론이 발생한 이후로 벼슬길을 단념하고, 이귀(李貴) ·최명길(崔鳴吉) 등과 함께 반정을 기도하여 1623년 인조반정(仁祖反正)을 성공으로 이끌며 1등공신으로 책록되었고 이후 출세가도를 달리게 됩니다. 한때는 순검사(巡檢使) ·한성판윤 등을 맡아 능력을 인정받고 강직하다는 평판을 얻기도 했으나 얼마 못 가 탐관오리로 백성의 원성을 한몸에 받게 됩니다. 또한, 병자호란(1..
헌정왕후(황보설, 신애 분)는 천추 태후로 불렸던 헌애왕후(황보수, 채시라 분)의 여동생으로 언니와 함께 경종에게 시집간 후 경종이 죽자 사가에서 살게 됩니다. 드라마에서는 언니인 황보수와 함께 황주에서 머물다 어릴 적부터 흠모하던 안종 왕욱(경주원군, 김호진 분)을 다시 만나면서 사랑을 재확인하는 듯한 설정이 나왔는데요. 사실 헌정왕후는 경종이 죽은 뒤 왕륜사(지슴의 개성)근처의 사가에 머문 것으로 기록되어있습니다. 헌정왕후가 머물던 사가 근처에는 죽은 남편 경종이 숙부뻘 되는 안종 왕욱의 집이 있었는데요. 안종 왕욱은 태조와 제5비 신성왕후 김씨의 아들로 신성왕후 김씨는 신라 경순왕의 사촌누이로 신라가 고려에 항복 의사를 표하며 시집을 보낸 여성입니다. 헌정왕후와 안종 왕욱은 자주 왕래를 하였고 연정..